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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의 시선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위에 머물고 있었다. 그의 눈에 보인 것은 춤을 추고 있는 검은 연기 같은 것이었는데 연기들이 모이더니 16분 음표들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음표들이 서로 부딪히더니 16분 음표들은 사라지고 8분 음표로 바뀌면서 수가 줄어들었다. 싸우고 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8분 음표들은 4분 음표로 2분 음표로 모양을 바꾸면서 점점 수가 줄어들더니 하나의 커다란 검은색 온 음표만이 남았다. 그때 태음이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 쉬니 온음표는 태음의 머리 위쪽으로 왔다. 태음의 머리 위에서 온음표는 알 수 없는 문자 같은 것으로 변한 후 가루가 되어 태음에게 쏟아졌다. 

 

태음이 눈을 뜨자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큰 대자로 누워 있던 빡빡이 형이 자신의 입술에 묻어 있는 피를 닦으면서 일어나 평상에 앉으며 총무 형에게 말했다.


“제가 술을 너무 마셨나 봐요. 예전에 안 좋았던 기억 들이 떠오르면서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총무 형이 빡빡이형 옆에 앉으며 말했다.


“아이다. 나도 갑자기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술을 너무 마이 마싰나 보다”


 “저도 그랬어요 ”


“나도 그랬는데”


바닥에 쓰러져 있던 고시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도 그랬다며 영문을 몰라 했다. 감았던 눈을 뜬 태음은 눈앞에 펼쳐진 아수라장을 보고 놀랐다. 태음은 총무 형과 빡빡이 형에게 달려가 말했다.


“괜찮으세요?”


총무 형이 태음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아이고 우리 태음이 피아노 진짜 잘 치데. 내 완전 팬 됐삣다.”


총무 형은 서울말을 쓰지만 술이 과하면 어렸을 때 살았던 부산 사투리가 나왔는데 사투리로 총무 형의 취한 정도를 판단해 더 이상 술을 권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룰이 있었다.


태음이 의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피아노를 쳤어요?


빡빡이 형이 말했다.


“완전 잘 치더라. 내는 베토벤이 살아온 줄 알았다.”


태음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식당으로 올라와 총무 형과 이야기 한 후 피아노를 본 것 까지는 기억이 있었지만 이후의 자신의 행동들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왜 쓰러져 있는지 몰랐던 것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혹시 오전에 만났던 이상한 아줌마가 했던 말이 사실 이었던 거야?'

 

문득 태음은 자신에게 계기 정도는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났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피아노 쪽으로 다가 갔다.

 

 

다음 화는 다음 주 화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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