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정대는 앉은 자리에서 식당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식당 안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듯 자신의 일행과 이야기를 하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의 왼쪽 편에 바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저녁에는 술집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바 옆에는 유난히 낡아 보이는 피아노 하나가 보였다. 정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언가에 이끌리듯 피아노 쪽으로 걸어갔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건반만은 새 것 같이 반짝 빛나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피아노의 위쪽을 보니 폴라로이드 사진이 여러 장 붙어 있었는데 피아노를 연주했던 사람들의 사진인 것 같았다. 정대의 눈은 한 사진에서 머물렀다. 다른 사진과는 다르게 사진 안에 한 명이 아닌 여려 명이 함께 찍혀 있었는데 정 가운데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사진을 자세히 보려는 순간 다니엘이 정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이제 자리를 옮길 시간 입니다.”
“알겠습니다.”
정대는 몸을 돌려 다니엘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낡은 트럭 한대가 서 있었는데 와이퍼로 닦인 앞 유리를 제외하고는 차 전체가 원래 차의 색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래와 먼지로 덮여 있었다.두 사람이 트럭 가까이로 다가가자 트럭에서 앉은 한 사람이 보였다.
“또 다른 누군가가 함께 한다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정대는 다니엘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요나단은 저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여러 번 일도 같이 했던 믿을 수 있는 친구 입니다.”
트럭에서 모자를 쓴 콧수염이 있는 한 남자가 내렸고 내리자마자 다니엘에게 다가가서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포옹을 하며 데안 어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두 사람의 격정적인 인사가 끝난 후 다니엘은 모자를 쓴 사람에게 정대를 소개 했고 모자 쓴 사람은 모자를 벗으며 정대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 요나단 라이 입니다.”
영어로 말을 했지만 요나단의 발음과 어투에서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대 박 입니다.”
인사를 마친 세 사람은 트럭에 올랐고 정대와 요나단의 가운데에 다니엘이 앉았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트럭은 출발했고 한참을 가다가 우물 같은 것이 하나 보이자 요나단은 트럭을 그 곳으로 몰았다. 다니엘은 요나단에게 데안 어로 무엇인가 말했고 요나단은 웃으며 핸들을 돌려 우물 근처에 차를 세웠다. 다니엘은 정대에게 말했다.
“물을 좀 길어 가야 한다고 합니다. 차에서 기다리죠”
요나단은 콧노래를 부르며 트럭에서 내려 뒤에 있는 여러 개의 물통을 들고 우물가로 갔다. 잠시 후 물을 가득 채운 물통을 들고 역시 콧노래를 부르며 트럭으로 걸어와 능숙하게 물통을 실었다. 모래 바람이 불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창을 내리지도 못하고 더운 차 안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요나단은 다시 빈 물통들을 들고 우물로 향했고 그렇게 다섯 번을 반복했다. 정대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주위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정대의 표정을 읽었는지 다니엘이 창을 내리고 요나단에게 뭐라고 데안 어로 소리쳤다. 어투로 보아 빨리 가자는 재촉의 말인 것 같았다. 그때 정대의 눈에 멀리서 트럭 한대가 자신들이 있는 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보였고 정대는 안주머니에 오른 손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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