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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은 CASE4의 내용이 궁금해졌고 검색 창에 ‘k 대화’ 라고 입력했다. 채팅창이 열렸고 대화가 시작 되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CASE4에 관한 정보를 알고 싶습니다.'

 

CASE4에 관해선 회장님께서 직접 관리하시기 때문에 저희는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직통 번호를 알려 드릴 테니 회장님께 직접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통 번호는 010-1111-3XXX 입니다. 통화는 카메라와 함께 드린 휴대폰으로만 하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채성은 휴대폰에 번호를 저장한 후 노트북의 시스템을 종료 시켰고 천장에 달려있던 네 대의 카메라에 들어와 있던 녹화 중을 나타내는 빨간 불이 꺼졌다.

 

‘우선 아침부터 먹고 양 회장님께 전화를 걸어 봐야겠군.'

 

채성은 밖으로 나가 평소에 즐겨먹던 참치마요네즈 삼각 김밥과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캔 커피를 먹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했다 계산을 하려고 하는 데 자신의 주머니에 있다고 생각했던 만원자리 한 장이 보이지 않았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양 회장에게 받은 신용 카드가 있어서 그것으로 계산을 하고 나와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2월의 날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했다. 오전이라 그런지 비둘기 몇 마리만이 채성 주위에 있을 뿐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삼각 김밥을 다 먹고 캔 커피의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며 생각했다. 양 회장과의 대화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기 시작했고 그 때 채성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아 그렇구나. 그랬던 것이었어.'

 

채성은 캔 커피와 삼각 김밥 봉지를 쓰레기통에 넣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노트북을 켠 후 USB를 꽂아 프로그램을 실행 시킨 후 양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따르릉 ~

 

다섯 번 정도 신호가 울린 후 양 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채성 군 무슨 일 입니까?

 

“회장님! 궁금한 것이 있어서 오늘 만나 뵙고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아 그렇군요. 오후 세 시쯤 비경그룹 본사로 오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채성은 옷을 갈아입은 후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USB를 챙겨서 밖으로 나갔고 길가에 세워져 있는 택시에 탔다.

 

“어디로 모실까요?

 

“비경그룹 본사로 가주세요”

 

처음 양 회장을 만났을 때처럼 채성은 안대를 한 채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하얀 문 앞에 도착했다. 알코올 냄새가 났고 채성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양 회장은 문 앞에서 채성을 기다리고 있다가 옆방으로 안내를 했고 두 사람은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았다.

 

“궁금한 것이 있어서 찾아 왔다고 들었습니다.

 

보내주신 프로그램과 정보 검색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CASE4를 열어보려는 순간 접근 불가라고 나와서 이렇게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전에 파일을 본 채성 군의 생각을 듣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네 CASE4를 확인하기 전에는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피아노 소리에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씨의 집으로 들어가기 전 잠깐의 시간이었다고 직원들은 생각하고 있겠지만 사실은 아씨가 피할 수 있는 시간을 피아노 소리가 만들어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거기까지 생각을 하셨군요. 좋습니다.

 

양 회장은 대답을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 벽면으로 가더니 버튼 하나를 눌렀고 작은 문 하나가 나타났다. 양 회장은 문을 열었고 거기에는 본사 입구에 맡겨두었던 채성의 노트북 가방이 있었다. 양 회장은 노트북 가방을 가져와 테이블에 놓았고 가방에서는 알코올 냄새가 났다.

 

“잠겨 있는 문을 열어 볼까요? 노트북을 작동 시켜 주세요."

 

“회장님 그런데 카메라가 설치된 저희 집에서만 작동되는 것이 아닙니까?

 

양 회장은 채성의 물음에 오른 손가락으로 위쪽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채성의 집에 설치한 것과 똑 같은 CCTV 카메라가 있었다. 채성은 집에서 하던 것처럼 노트북을 동작시켰고 CASE 4를 클릭하기 전 양 회장에게 노트북을 넘겼다.

 

“어디 한번 보도록 합시다.

 

양 회장은 투명한 USB에 자신의 왼손 엄지를 가져갔고 모니터의 화면이 잠시 어두워지더니 원래 화면으로 돌아갔다.

 

이제 볼 수 있을 겁니다.”

 

채성은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였고 CASE4를 클릭했다.

 

-CASE4 1988 10 4

양정훈 회장님의 지시로 아씨의 행방을 조사하던 중 김해 구산동 000번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시부 직원 10명과 찾아 갔다. 피아노 소리가 들린 후 아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실행 후 보고서

사람들에게 아씨의 따님에 대해 물어 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또 실패인가 하는 마음에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한 직원이 녹음기로 피아노 소리를 녹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회장님께 들려드리기로 했다.

 

“회장님 피아노 소리가 녹음된 파일을 들려주시겠습니까?

 

양 회장은 안주머니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내어 채성 앞에 놓은 후 작동 시켰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피아노 소리인 것은 분명했고 끝날 듯 끝날 듯하면서도 피아노 소리는 6분을 넘게 계속 되었다.

 

“역시 그랬군요. 직원 들이 느낀 잠깐이라는 시간은 사실 긴 시간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아씨는 직원들을 피해 사라질 수 있었던 거구요.

 

채성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회장님 피아노가 있으면 방금 들었던 피아노 소리를 똑같이 연주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병실로 들어가도록 하죠."

 

금고 옆의 버튼을 누르자 옷장이 나타났고 그 안에는 양 회장이 전에 입었던 하얀 수술복 같은 옷과 장갑 마스크 신발이 여러 개 정리되어 놓여 있었다. 옷을 갈아입은 두 사람은 들어 왔던 문으로 다시 나갔다. 그러자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알코올 냄새가 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잠시 후

99% 소독 완료”

라는 기계음이 들렸고 양 회장이 투명 벽 한쪽에 있는 카메라 같은 곳에 자신의 눈을 가져가자

 

“확인 되었습니다.

 

라는 기계음이 들린 후 투명 문이 열렸다. 병실 안으로 들어서자 양 회장의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는데 몸은 호흡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호스와 기계가 붙어 있었고 머리에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모자 같은 것을 쓰고 있었는데 모자에 달려 있는 여러 선은 컴퓨터와 연결 되어 있었고 컴퓨터는 회장 옆에 있는 모니터에 연결 되어 있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려면 피아노가 있어야겠죠."

양 회장은 오른쪽 벽으로 갔고 벽 옆을 누르자 갑자기 삐삐 삐 삐 하는 소리와 함께 양 회장 아버지가 누워 있는 침대 앞쪽 위의 천장이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채성은 한쪽 옆으로 비켜서서 내려오는 천장을 바라보았는데 그 천장 위에는 그랜드 피아노와 피아노 의자가 있는 것이 보였다.

피아노가 천장에서 다 내려오자 채성은 피아노 의자에 앉아 심호흡을 한 후 피아노 건반에 양손을 올려놓았다. 양 회장의 아버지와 양 회장 앞에서 채성은 녹음기에서 들었던 곡을 박자 하나 틀리지 않고 연주하기 시작했고 그의 연주는 완벽했다. 연주가 끝이 나자 채성은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나 양 회장에게 향했다.

 

“이 곡은 양 회장님 아버님께서 그날 들으셨던 곡입니다. 회장님께서 제게 부탁하셨던 일은 이제 이것으로 끝이 난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양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확실해 졌습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피아노 소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연주는 완벽했습니다.

 

“채성은 조금은 큰 목소리로 말했고 양 회장은 양손을 들어 손바닥을 채성에게 향하게 하면서 진정하라는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채성 군은 정말 완벽하게 연주를 해주었습니다. 한음 한음의 박자와 강약 모두를 말입니다. 사실 예전에도 몇 사람이 채성 군과 같이 이 자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했었습니다. 하지만 채성 군만큼 완벽하게 연주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 방법을 간구하던 중 누군가가 채성 군을 추천했고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채성 군에게 부탁을 했던 것입니다. 무엇인가 놓친 부분이 있나 봅니다.

 

“누가 절 추천 했다고요? 절 추천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 사람은 바이라만 슈베르입니다.

 

‘바이라만 슈베르!

 

양 회장의 입에서 바이라만 슈베르라는 이름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채성은 여러 가지 감정이 머릿속을 교차했다.

 

“바이라만은 제게 자신이 만난 피아니스트 중 채성 군이 가장 완벽한 연주가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2년 전 저와의 연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었습니다.

 

“저도 그에게 그때의 일을 물어봤었는데 채성 군이 진짜 보석이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빛이 날 것이고 그냥 돌멩이라면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하면서 저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채성 군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세계를 돌아보면서 자신을 갈고 닦고 있는 중이라고도 했습니다.

 

채성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원망과 불평만 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예전에 가지고 있던 바이라만에 대한 미움은 여행을 하면서 하나하나 내려놓고 왔기 때문에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임원진들과 회의를 하실 시간이십니다.

 

천정에 있는 스피커 넘어 정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선 오늘은 돌아가시고 내일 다시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노트북은 두고 가세요. 연락은 이 휴대폰으로 드리겠습니다."

양회장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양회장에게 건네었다.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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