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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여기 이 남자분이 사장님을 뵙고 싶다고 찾아 오셨습니다."

 

여자 바텐더는 조금 전의 장난기 있는 목소리가 아닌 절재 된 목소리로 말했다. 용두산 공원에서 만났던 중년의 여성이 이나주 사장이라는 것을 갑작스런 이나주 사장의 등장에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나주 사장이 태음 쪽으로 걸어와 웃으며 이야기 했다.

 

“저를 찾아 오셨다고요?

 

“아 그래요? 무슨 일 이신지 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서 들어보기로 할까요?

 

“아 네”

 

태음은 자신을 모르는 척하며 자신을 안내하는 이나주 사장의 의도를 알 수 는 없었기에 약간은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나주 사장의 뒤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에는 사무용 책상과 컴퓨터 책상 뒤로 문이 두 개 달린 옷장 그리고 낡은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고 가운데에 유리로 된 테이블과 검은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이나주 사장이 먼저 검은 의자에 앉으며 태음에게 말했다.

 

“자 태음 군 반가워요. 여기에 앉아요.

 

태음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이나주 사장에게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제 이름을 아십니까? 전 제 이름을 알려 드린 기억이 없습니다만.

 

“우린 몇 번 만났어요. 태음 군의 꿈에서”

 

“꿈에서요?

 

“네 그래요 태음 군의 꿈에서 여러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기억을 못하나 보군요.

 

‘지금 이 사람이 뭐라고 하는 거지. 꿈에서 만났다니?

 

태음은 이나주 사장의 말이 황당하게 들렸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따져 묻기 시작했다.

 

“저에게 무슨 일을 하신 건지 말씀해 주세요. 피아노를 한 번도 쳐본 적이 없는 제가 피아노를 치고 제 피아노 소릴 듣고 사람들이 싸우고 도대체 제게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태음 군 진정해요”

 

이나주 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낡은 피아노 쪽으로 가서 앉은 후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태음은 피아노 소리를 듣자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했고 이나주 사장의 목소리가 피아노 소리와 함께 들렸다.

 

“태음 군 이제부터 하는 말을 잘 들어요.

 

이나주 사장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지더니 태음은 잠이 들었다.

 

“야 최태음!! 일어나”

 

태음은 빡빡이 형이 자신을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그 곳은 이나주 사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사무실 이었다.

 

“아 형!

 

“야 잠은 집에 가서 자야지 여기서 뭐하냐? 그리고 사장님은 어디 가셨어?

 

“일이 있다고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셔서 기다리다 보니 잠이 들었나 봐요.

 

“그래? 그런데 그 사장님 이상한 사람이네 사람을 한 시간 반이나 기다리게 할 수 있냐? 난 니가 어떻게 된 줄 알았다.

 

사실 빡빡이 형은 여자 바텐더와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고 그래서 한 시간 반 동안 태음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여자 바텐더가 자리를 비우자 그제야 사장을 따라간 태음이 걱정되기 시작해서 찾아 나선 참이었다.

 

“태음아 그런데 너 아까와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은데 내가 아는 태음이가 아닌 것 같다. 눈빛도 조금은 더 강해진 것 같고 자고 일어난 얼굴은 항상 나사가 하나쯤 빠진 얼굴이었는데 말이지.

 

“너무 푹 자서 그런가 봐요. 형 이제 가요. 여자 바텐더 분이랑은 어떻게 되셨어요?

 

태음은 의자에서 일어나 빡빡이 형을 문 쪽으로 밀면서 웃으며 말했고 빡빡이 형은 조금 전의 궁금증에 대해선 잊어버리고 대신 신나게 여자 바텐더와의 일을 태음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때 이나주 사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태음 군 이번 주 목요일에 저녁 7시에 봐요.

 

태음은 집으로 오면서 이나주 사장과 사무실에서 이야기 했던 것을 떠올렸다.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요. 지금 모든 것을 말해 주기엔 이야기가 길어요."

 

“한 달간 이곳에서 피아노를 친다면 태음 군이 궁금한 모든 것을 알게 될 거예요.

 

“길어도 괜찮으니 말해주십시오.

 

“아 알겠어요."

이나주 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피아노 쪽으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태음은 피아노 소리를 듣자 흥분했던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꼈다.

 

“아르바이트 비는 한번에 50만원씩 주도록 할게요. 연주는 잘못해도 됩니다. 그냥 피아노 앞에 앉아만 있어도 되요”

 

피아노 소리를 듣기 전 이었다면 황당한 말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났겠지만 피아노 소리를 들은 후 이상하게도 태음은 이나주 사장의 말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곤 잠들어 버렸고 한 달간 목요일 마다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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