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탁이십니까?”
채성은 세계 삼대 부자 중의 하나인 양 회장이 자신에게 부탁 있다니 의외였다.
“물론 사례는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강채성 군이 원한다면 채성군에게 맞는 자리도 보장하겠습니다. 강채성군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채성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에 궁금증이 더욱 커졌지만 자신에게 너무나도 호의적인 양 회장의 말에 약간의 불안함을 느꼈다.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채성군이 승낙한 것으로 생각해도 될까요?”
채성은 문을 열 때 앞으로 나가보자고 결심했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보겠습니다”
양 회장은 기쁜 표정으로 채성의 두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잠시 후 양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벽 쪽에 있는 책장으로 향해 걸어가 책장에 있는 책 한 권을 빼서 거꾸로 다시 꽂았다. 기계음 같은 것이 들리더니 책장 전체가 오른쪽으로 움직였고 책장이 움직인 자리 뒤쪽에 금고 같은 것이 있었다. 양 회장이 금고의 중앙에 있는 약간 튀어나온 하얀 부분에 오른손을 대자
"확인 되었습니다."
라는 소리와 함께금고의 문이 열렸는데 금고 문의 두께가 꽤 되었다.양 회장이 금고 안에서 꺼내온 것은 가죽으로 된 두꺼운 수첩 아니 수첩이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조금은 큰 것들이었다.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것과 채성군이 본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일절 금합니다. 이것을 어길 시에는 채성군의 신변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채성은 원래 입이 무거웠고 약속은 어떻게든 지키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양 회장이 하는 말에 큰 신경을 쓰지 않으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이것은 저희 아버지의 일기장 입니다. 아버지의 소소한 일상들이 적혀 있지요 ”
양 회장이 일곱 권중 한 권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 일기장들은 무지개 색으로 일곱 권이 한 질로 되어 있는데 보라색 일기장에는 일기가 아닌 어떤 한 분에게 보내는 편지가 적혀 있습니다.”
"어떤 분에게 보내는 편지 인가요?"
“그분은 아버지께서 어렸을 적 밥을 얻어먹으면서 일하시던 아버지보다 일곱 살이 많은 일본 총감의 따님이지요. 아버지의 신분은 평민이었지만 아버지께서 어렸을 적 조부모님 두 분 모두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홉살 때 그곳에서 품삯을 받으며 일하게 되셨는데 '아씨 아씨' 하며 마음 속으로 좋아하셨나 봐요. 그러던 어느 날 총감의 집에 있던 귀한 금두꺼비가 없어지는 일이 생겼고 일하던 모든 사람들이 일일이 심문을 받다가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한 살 많은 동네 형의 증언으로 아버지가 가져간 것으로 되어버려서 아버지는 목숨을 잃을 상황이 되었었죠.
아버지께서 마당에서 몰매를 맞으려는 순간 그 아씨가 치는 피아노 소리가 들렸고 모두 아씨의 피아노 소리를 넋을 놓고 듣게 되었는데 잠시 후 그 집에서 일하는 집사가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듯 하더니 한 살 많은 동네 형이 아버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다는 것을 밝혀 내어 그 사실을 총감에게 말해 아버지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죠. 하지만 아버지께선 그 날로 쫓겨나서 그 집일은 할 수 없게 되셨다고 해요.
아버지는 그때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열심히 일해 나름대로 기반을 잡은 후 23살이 되던 해에 아씨를 찾았지만 아씨의 행방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하셨어요. 이후 아씨에 관한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아버지께서 쫓겨난 다음날 고종 황제와 일본 고위직 사람들이 만나는 자리에 피아노 연주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연주하기로 한 그날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해요”
채성은 양 회장이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기에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잠깐 지었는데 양 회장이 그런 채성의 표정을 읽었는지 멋쩍은 듯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이고 이런 사설이 길었네요. 제가 채성군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아버지께서 들었던 그 피아노 소리를 다시 한 번 아버지께 들려 달라는 겁니다.”
“네? “
채성이 놀란 이후는 양 회장의 아버지가 25년 전에 별세 했다고 예전에 들은 기억 때문이었다.
"회장님의 아버님은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아직 생존해 계신건가요?"
"네 아직 살아계십니다. 올해로 연세가 114세가 되셨네요"
양 회장이 벽한 쪽을 누르자 하얀색의 벽이 투명하게 변했고 채성의 눈에는 문을 열고 들어 올때 봤던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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