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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은 CASE4의 내용이 궁금해졌고 검색 창에 ‘k 대화’ 라고 입력했다. 채팅창이 열렸고 대화가 시작 되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CASE4에 관한 정보를 알고 싶습니다.'

 

CASE4에 관해선 회장님께서 직접 관리하시기 때문에 저희는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직통 번호를 알려 드릴 테니 회장님께 직접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통 번호는 010-1111-3XXX 입니다. 통화는 카메라와 함께 드린 휴대폰으로만 하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채성은 휴대폰에 번호를 저장한 후 노트북의 시스템을 종료 시켰고 천장에 달려있던 네 대의 카메라에 들어와 있던 녹화 중을 나타내는 빨간 불이 꺼졌다.

 

‘우선 아침부터 먹고 양 회장님께 전화를 걸어 봐야겠군.'

 

채성은 밖으로 나가 평소에 즐겨먹던 참치마요네즈 삼각 김밥과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캔 커피를 먹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했다 계산을 하려고 하는 데 자신의 주머니에 있다고 생각했던 만원자리 한 장이 보이지 않았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양 회장에게 받은 신용 카드가 있어서 그것으로 계산을 하고 나와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2월의 날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했다. 오전이라 그런지 비둘기 몇 마리만이 채성 주위에 있을 뿐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삼각 김밥을 다 먹고 캔 커피의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시며 생각했다. 양 회장과의 대화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기 시작했고 그 때 채성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아 그렇구나. 그랬던 것이었어.'

 

채성은 캔 커피와 삼각 김밥 봉지를 쓰레기통에 넣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노트북을 켠 후 USB를 꽂아 프로그램을 실행 시킨 후 양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따르릉 ~

 

다섯 번 정도 신호가 울린 후 양 회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채성 군 무슨 일 입니까?

 

“회장님! 궁금한 것이 있어서 오늘 만나 뵙고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아 그렇군요. 오후 세 시쯤 비경그룹 본사로 오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채성은 옷을 갈아입은 후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USB를 챙겨서 밖으로 나갔고 길가에 세워져 있는 택시에 탔다.

 

“어디로 모실까요?

 

“비경그룹 본사로 가주세요”

 

처음 양 회장을 만났을 때처럼 채성은 안대를 한 채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하얀 문 앞에 도착했다. 알코올 냄새가 났고 채성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양 회장은 문 앞에서 채성을 기다리고 있다가 옆방으로 안내를 했고 두 사람은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았다.

 

“궁금한 것이 있어서 찾아 왔다고 들었습니다.

 

보내주신 프로그램과 정보 검색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CASE4를 열어보려는 순간 접근 불가라고 나와서 이렇게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전에 파일을 본 채성 군의 생각을 듣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네 CASE4를 확인하기 전에는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피아노 소리에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씨의 집으로 들어가기 전 잠깐의 시간이었다고 직원들은 생각하고 있겠지만 사실은 아씨가 피할 수 있는 시간을 피아노 소리가 만들어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거기까지 생각을 하셨군요. 좋습니다.

 

양 회장은 대답을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 벽면으로 가더니 버튼 하나를 눌렀고 작은 문 하나가 나타났다. 양 회장은 문을 열었고 거기에는 본사 입구에 맡겨두었던 채성의 노트북 가방이 있었다. 양 회장은 노트북 가방을 가져와 테이블에 놓았고 가방에서는 알코올 냄새가 났다.

 

“잠겨 있는 문을 열어 볼까요? 노트북을 작동 시켜 주세요."

 

“회장님 그런데 카메라가 설치된 저희 집에서만 작동되는 것이 아닙니까?

 

양 회장은 채성의 물음에 오른 손가락으로 위쪽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채성의 집에 설치한 것과 똑 같은 CCTV 카메라가 있었다. 채성은 집에서 하던 것처럼 노트북을 동작시켰고 CASE 4를 클릭하기 전 양 회장에게 노트북을 넘겼다.

 

“어디 한번 보도록 합시다.

 

양 회장은 투명한 USB에 자신의 왼손 엄지를 가져갔고 모니터의 화면이 잠시 어두워지더니 원래 화면으로 돌아갔다.

 

이제 볼 수 있을 겁니다.”

 

채성은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였고 CASE4를 클릭했다.

 

-CASE4 1988 10 4

양정훈 회장님의 지시로 아씨의 행방을 조사하던 중 김해 구산동 000번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감시부 직원 10명과 찾아 갔다. 피아노 소리가 들린 후 아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실행 후 보고서

사람들에게 아씨의 따님에 대해 물어 보았지만 역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또 실패인가 하는 마음에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한 직원이 녹음기로 피아노 소리를 녹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을 회장님께 들려드리기로 했다.

 

“회장님 피아노 소리가 녹음된 파일을 들려주시겠습니까?

 

양 회장은 안주머니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내어 채성 앞에 놓은 후 작동 시켰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피아노 소리인 것은 분명했고 끝날 듯 끝날 듯하면서도 피아노 소리는 6분을 넘게 계속 되었다.

 

“역시 그랬군요. 직원 들이 느낀 잠깐이라는 시간은 사실 긴 시간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아씨는 직원들을 피해 사라질 수 있었던 거구요.

 

채성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회장님 피아노가 있으면 방금 들었던 피아노 소리를 똑같이 연주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병실로 들어가도록 하죠."

 

금고 옆의 버튼을 누르자 옷장이 나타났고 그 안에는 양 회장이 전에 입었던 하얀 수술복 같은 옷과 장갑 마스크 신발이 여러 개 정리되어 놓여 있었다. 옷을 갈아입은 두 사람은 들어 왔던 문으로 다시 나갔다. 그러자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알코올 냄새가 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잠시 후

99% 소독 완료”

라는 기계음이 들렸고 양 회장이 투명 벽 한쪽에 있는 카메라 같은 곳에 자신의 눈을 가져가자

 

“확인 되었습니다.

 

라는 기계음이 들린 후 투명 문이 열렸다. 병실 안으로 들어서자 양 회장의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는데 몸은 호흡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호스와 기계가 붙어 있었고 머리에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모자 같은 것을 쓰고 있었는데 모자에 달려 있는 여러 선은 컴퓨터와 연결 되어 있었고 컴퓨터는 회장 옆에 있는 모니터에 연결 되어 있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려면 피아노가 있어야겠죠."

양 회장은 오른쪽 벽으로 갔고 벽 옆을 누르자 갑자기 삐삐 삐 삐 하는 소리와 함께 양 회장 아버지가 누워 있는 침대 앞쪽 위의 천장이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채성은 한쪽 옆으로 비켜서서 내려오는 천장을 바라보았는데 그 천장 위에는 그랜드 피아노와 피아노 의자가 있는 것이 보였다.

피아노가 천장에서 다 내려오자 채성은 피아노 의자에 앉아 심호흡을 한 후 피아노 건반에 양손을 올려놓았다. 양 회장의 아버지와 양 회장 앞에서 채성은 녹음기에서 들었던 곡을 박자 하나 틀리지 않고 연주하기 시작했고 그의 연주는 완벽했다. 연주가 끝이 나자 채성은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나 양 회장에게 향했다.

 

“이 곡은 양 회장님 아버님께서 그날 들으셨던 곡입니다. 회장님께서 제게 부탁하셨던 일은 이제 이것으로 끝이 난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양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확실해 졌습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피아노 소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 연주는 완벽했습니다.

 

“채성은 조금은 큰 목소리로 말했고 양 회장은 양손을 들어 손바닥을 채성에게 향하게 하면서 진정하라는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채성 군은 정말 완벽하게 연주를 해주었습니다. 한음 한음의 박자와 강약 모두를 말입니다. 사실 예전에도 몇 사람이 채성 군과 같이 이 자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했었습니다. 하지만 채성 군만큼 완벽하게 연주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 방법을 간구하던 중 누군가가 채성 군을 추천했고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채성 군에게 부탁을 했던 것입니다. 무엇인가 놓친 부분이 있나 봅니다.

 

“누가 절 추천 했다고요? 절 추천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 사람은 바이라만 슈베르입니다.

 

‘바이라만 슈베르!

 

양 회장의 입에서 바이라만 슈베르라는 이름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채성은 여러 가지 감정이 머릿속을 교차했다.

 

“바이라만은 제게 자신이 만난 피아니스트 중 채성 군이 가장 완벽한 연주가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2년 전 저와의 연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었습니다.

 

“저도 그에게 그때의 일을 물어봤었는데 채성 군이 진짜 보석이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빛이 날 것이고 그냥 돌멩이라면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하면서 저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채성 군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세계를 돌아보면서 자신을 갈고 닦고 있는 중이라고도 했습니다.

 

채성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원망과 불평만 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예전에 가지고 있던 바이라만에 대한 미움은 여행을 하면서 하나하나 내려놓고 왔기 때문에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임원진들과 회의를 하실 시간이십니다.

 

천정에 있는 스피커 넘어 정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선 오늘은 돌아가시고 내일 다시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노트북은 두고 가세요. 연락은 이 휴대폰으로 드리겠습니다."

양회장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양회장에게 건네었다.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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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은 이나주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그 사람을 꼭 만나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고 바로 빡빡이 형에게 말했다.

 

형 쇠뿔도 당김에 빼랬다고 오늘 저녁에 당장 가요.

 

빡빡이 형은 태음의 갑작스런 말에 약간 놀랐듯 보였지만 이내 한껏 들뜬 표정으로 어깨동우를 하며 말했다.

 

“오케이! 오늘 저녁에 우리 둘이서만 가보는 거야. 대신 여자 바텐더는 내가 찜 했다는 거 잊으면 안 돼.

 

“네 알겠어요."

 

태음은 이나주 사장에게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나주 사장을 만났을 때 우왕좌왕 하지 않도록 자신의 궁금증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녁에 가기로 한 것이었다.

태음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이나주 사장에게 물어볼 것들을 침대에 누워 수첩에 하나하나 쓰기 시작했는데 몇 가지 쓰지 못하고 잠이 들어 버렸고 빡빡이 형이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태음아 일어나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안 받아서 와봤더니 준비는 안하고 잠을 자고 있었구나!

 

태음의 눈앞에는 말끔하게 차려 입은 빡빡이 형이 서 있었다.

 

“형 지금 몇 시에요?

 

“다섯 시 삼십 분”

 

“네 벌써요? 잠깐 눈을 감은 것 같은데”

 

“어서 씻고 준비하고 나가자.

 

“네 십 분만 기다려 주세요.

 

“알았어. 위 층 식당에서 기다릴게.

 

“네”

 

태음은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한 후 자신이 가진 가장 괜찮은 정장을 입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 옷이 날개구나 완전 다른 사람인 걸.”

 

태음을 본 빡빡이 형이 놀라는 표정으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와 이 정도면 웬만한 여자들은 다 넘어 오겠어. 여자 바텐더는 내가 찜 했으니 넘보면 안 된다. 어서 가자.

 

빡빡이 형이 다가와 태음의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고 두 사람은 고시텔을 빠져 나와 인연 바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서면에 도착했고 5분 정도 걸어서 인연 BAR 앞에 도착했다. 빡빡이 형이 앞장서서 입구의 문을 열며 말했다.

 

“자 들어가자.

 

태음은 서두르는 바람에 물어볼 것들을 적은 수첩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빡빡이 형의 얼굴은 기대에 차있었기 때문에 다시 고시텔에 갔다 오겠다는 말을 할 수 는 없었고 태음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 빡빡이 형을 따라 인연 BAR 안으로 들어갔다. 바 안은 어두웠고 아직 이른 시간인지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

 

“어서 오세요”

 

갈색 긴 생머리의 여자 바텐더가 닦던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테이블이 아닌 BAR 쪽으로 향했고 빡빡이 형은 반가운 표정으로 여자 바텐더에게 아는 척을 했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왔었는데요."

 

서투른 서울 말투라 태음은 듣기가 어색하고 우스웠지만 여자 바텐더는 빡빡이 형의 어색한 말투가 싫지는 않았는지 형의 말투를 따라 하며 말했다.

 

“그러셨군요. 제가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요."

 

서울말도 아니고 부산 말도 아닌 대화를 들으니 웃음을 참지 못할 지경이 되었고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돌렸다. 그 때 여자 바텐더가 태음에게 말했다.

 

“처음 오신 것 같은데 음료는 무엇으로 하시겠어요?

 

“네 저요?

 

빡빡이 형은 태음에게 보이는 여자 바텐더의 행동이 자신에게 보이는 행동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는 태음을 구석으로 데려 가 말했다.

 

“태음아 이제 그만 가라."

 

태음은 빡빡이 형의 떨떠름한 표정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알았어요. 하나만 물어보고 갈게요.

 

태음은 여자 바텐더에게 다가 갔다.

 

“하나 물어 볼게 있습니다.”

 

여자 바텐더는 잔뜩 기대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태음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물어 보세요.

 

“이나주 사장님께서는 어디 계십니까?”

 

여자 바텐더는 자신이 기대했던 질문이 아니자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아직 안 나오셨는데 왜 그러시죠?

 

“꼭 뵙고 드릴 말씀이 있어서 그럽니다. 언제쯤 나오십니까?

 

여자 바텐더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더니 쏘는 목소리로 태음에게 말했다.

 

“조금 있으면 오실 거예요.

 

그때 BAR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태음은 고개를 돌려 그 곳을 바라보았다.

 

“사장님 오셨습니까?

 

BAR의 여직원이 문 쪽으로 나가 인사를 하며 말했고 그 곳에는 용두산 공원에서 만났던 중년의 여성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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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무엇이 있습니까?”

 

다니엘은 정대에게 다가오며 물었고 정대는 같은 트럭을 두 번이나 보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오른손을 저으며 문이 있는 입구 근처로 걸음을 옮겨 카펫이 깔린 방에 앉으려고 했고 그때 요나단이 즐거운 표정으로 접이식 매트 두 개를 가지고 와서 바닥에 깔아 주고는 내려갔다.

 

“조금 쉬시기 바랍니다. 제가 문 밖에서 동태는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정대는 매트에 눕지는 않고 벽에 매트를 벽 쪽으로 옮겨 벽에 기대어 매트 위에 앉았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바닥까지 다 비운 식사 때문인지 아니면 바닥에 갈린 매트가 편안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정대의 눈은 점점 감기기 시작했다. 정대가 잠이 들려는 순간 귓가에 희미하게 전화벨 소리가 들렸고 이내 유쾌한 요나단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대는 요나단의 목소리에서 위화감 같은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가자 문 밖에 있던 다니엘이 말했다.

 

“조금 더 쉬시지 벌써 나오셨습니까?

 

“잠깐 눈을 붙였는데 피곤이 풀려서 집안은 답답하기도 해서 마당에 나가 보려고 합니다.

 

“아 그렀습니까? 너무 멀리는 나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정대는 집밖으로 나와 주위를 마당 구석구석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특별이 이상한 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2층으로 돌아 왔다. 그 때 다니엘이 정대에게 말했다.

 

“저녁은 나가서 먹자고 하는군요. 맛있는 식당으로 안내해 주겠다고 합니다. 식사를 한 후 바로 국경을 넘을 계획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정대는 대답을 한 후 요나단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여기 창 밖의 경치가 참 좋네요. 같이 보시죠."

 

“네 그렇게 하죠."

 

다니엘은 뜬금없는 정대의 말에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정대의 표정에서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아무 말 없이 정대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정대는 수첩을 꺼내어 무엇인가를 적어 다니엘에게 보여 주었는데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녁은 취소하고 바로 국경으로 갑시다.

 

정대가 쓴 글의 내용에 다니엘은 화들짝 놀랐다. 다니엘은 정대의 수첩에 무엇인가를 적었다. 정대는 다니엘이 무엇인가를 쓰는 동안 다니엘에게 말했다.

 

“경치가 참 좋죠?

 

다니엘도 글을 쓰면서 대답했다.

 

“네 그러네요."

 

글을 다 쓴 다니엘은 정대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 주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대는 다니엘에게 수첩을 받아 이렇게 썼다.

 

‘제가 주위의 분위기를 느끼는 능력이 다는 것을 알고 계시죠. 이곳은 위험합니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것처럼 하고 바로 국경으로 갑시다.

정대의 글을 본 다니엘은 고개를 끄덕였고 정대와 다니엘은 함께 1층으로 향했다. 정대 일행에게 요나단은 말했다.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갈까?

 

“요나단 그렇게 하세.

 

다니엘이 웃으며 말했고 정대와 다니엘은 처음 요나단의 트럭에 올라 처음 탔던 자리에 똑같이 앉았다. 트럭은 출발 했고 큰길에 다다랐는데 한쪽은 산을 깎아 만든 탓에 도로 한쪽은 경사가 심한 비탈길이었다.

 

“지금 가는 식당은 새로 생겼는데 소고기 구이가 일품이야.

 

“아 그렇군. 기대 되는데.

 

요나단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고 다니엘은 요나단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반응했다. 정대는 주위를 계속 살피다 위험을 느낀 이유에 대해 요나단의 집에 도착한 이후부터 차례대로 하나하나 다시 눈을 감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러 마당에 내려갔을 때를 생각하던 그때 문틈에 있는 빨간 작은 물체를 얼핏 본 것이 생각났고 기억을 더욱더 더듬어 그 물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정대가 생각을 더듬어 본 빨간 물체는 자신이 준 요나단의 아들에게 준 빨간 자동차였다. 만약 밖으로 놀러 나갔다면 자신에게 받은 자동차를 친구들에게 자랑하지 않고 그냥 구석에 아무렇게나 두고 갔을 리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마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갔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자 요나단의 통화가 어색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전화는 납치범의 전화였던 것이었다.

 

'요나단이 우리를 배신했구나.'

 

정대는 황급히 다니엘에게 말했다.

 

“요나단에게 차를 세우라고 하세요."

 

그 때였다.

 

“정말 미안합니다.

 

요나단이 큰소리로 말하고는 비탈길을 향해 핸들을 꺾은 후 차에서 뛰어 내렸고 뛰어 내린 요나단의 눈에 트럭이 가드레일을 부수고 중심을 잃고 급경사의 비탈길 아래로 내려가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커브를 틀더니 이내 뒤집히면서 옆으로 굴러가다 폭발 한 후 바다에 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넋을 잃고 아래를 바라보던 요나단의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요나단은 멍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는데 음성이 변조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고 했네 아이들은 집으로 잘 돌려 보내주지”

 

정대가 여러 번 본 트럭은 아이들을 납치해 첫 째 아들이 납치 되었다가 죽었던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둘째와 셋째 아이를 함께 납치해 정대를 살해하도록 요나단을 협박했던 사람들이 타고 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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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띈 것은 카페 중앙에 있는 잘린 통나무 하나와 그 위에 꽂혀 있는 도끼 한 자루였다. 그곳에만 유난히 밝은 조명을 비추어서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 하고 있었다. 카페의 벽은 검은색 이었고 그 외의 모든 소품은 나무 재질로 되어 있어서 검은 색과 갈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카페 안에는 일곱 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었고 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무엇으로 드시겠습니까?

 

성환은 나무로 만들어진 메뉴 판을 태음에게 건네며 말했다. 메뉴 판에는 오늘의 커피 50% 세일 이라고 적혀 있었고 태음은 그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의 커피로 하지요”

 

성환은 자신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 그의 지갑에는 달랑 만원 한 장 밖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것을 드셔도 되는데 그럼 저도 같은 것으로 하죠."

 

성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서 커피를 주문한 후 자리로 돌아왔다.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제가 태음 씨를 만나려고 여러 곳을 뛰어 다녔습니다."

 

성환은 자신의 노력에 보상을 받은 듯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저도 성환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제 이름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성환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기실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대기실에서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는데 무엇입니까?

 

태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성환은 안도하는 얼굴로 표정이 바뀌었다.

 

“아! 그러셨군요. 그럼 편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성환이 말을 꺼내려는 순간 진동 벨이 울렸고 태음은 진동 벨을 잡고 일어서며 말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 하도록 하시죠."

 

성환은 태음의 행동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태음을 붙잡으며 말했다.

 

“제가 가져 오겠습니다.

 

“아닙니다. 커피를 대접 받는데 가져 오는 것은 제가 하겠습니다.”

 

태음은 성환을 자리에 앉힌 후 카운터로 가서 하얀 머그잔에 담긴 커피 두 잔을 들고 자리로 돌아와 한잔을 성환의 앞쪽에 놓으며 앉았다.

 

“커피 향이 정말 좋군요.

 

행복한 표정을 짓는 태음을 보며 성환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처음 고백을 하는 듯한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를 꺼냈다.

 

“태음 씨의 훌륭한 피아노 연주에 반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네 그렇게 하도록 하죠."

 

“네 물론 저와 일하시는 것이. ? 방금 뭐하고 하셨습니까?

 

“그렇게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만”

 

성환은 예상치 못한 태음의 대답에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네? 저와 함께 일을 하시겠다고요?

 

태음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함께 일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성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태음의 손을 잡고 90도로 인사를 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으시죠. 그전에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요?

 

해맑게 웃고 있던 성환은 조건이라는 말에 표정이 굳어 버렸다.

 

“저의 조건은 어떤 한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네? 사람을 찾는 것이 조건이라고요? 어떤 사람입니까? 제가 찾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성환은 계약에 관한 여러 가지 조건을 말할 것으로 생각했던 성환은 사람을 찾는 다는 말에 매니저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찾아봤고 그쪽으로 인맥도 있었기 때문에 안도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누군지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대신 어디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저와 함께 가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비용은 제가 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찾으시는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라스만 공화국의 데안에 있습니다.

 

“데안 이라면 국내가 아닌 해외 아닙니까?

 

성환은 데안 이라는 말에 많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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